우리 가족 첫 해외여행_괌에서의 마지막 이야기_리마인드

지혜의숲 여행 이야기(해외) Leave a Comment

리티디안으로 향하는 차 운전대를 잡은 내 손은 어느덧 땀에 젖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리티디안 해변은 그날 기상에 따라 수시로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혹여나 우리도 튕기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가는 길이 하도 험하다고 이야기해서 나름 긴장도 했었다. 더군다나 오후 3시 30분부터는 출입문을 닫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했었다. 

와이프가 숙소 인근 밥버거 집에서 밥버거를 사가지고 왔지만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그만큼 신경이 쓰였다. 나 한 사람의 판단 미스로 6명의 식구가 괜한 고생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손끝까지 전달되다 보니 긴장을 안할 수가 없었다.

숙소를 출발한 차량은 잘 포장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고 20여 분 정도 지나니 여러 후기 사이트에서 봤던 도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비포장도로. 사실 비포장도로는 아니고 원래 포장도로였는데 관리를 하지 않다 보니 곳곳에 도로가 파여진 채로 그대로 방치한 수준의 도로이다. 길이 험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막상 가보니 험한 것 보다 불편한 수준? 이었다. 도로 폭도 넓다 보니 차량을 천천히 이리저리 다니면 어려움 없이 험로(?)를 탈출 할 수 있었다. 이런 도로를 15분 정도 가다 보니 어느덧 깔끔히 포장된 도로를 다시 만날 수 있었고 이 도로를 따라 쭉 가다 보니 리티디안 이라는 글과 바리케이트를 만났다.

휴~ 다행히 바리케이트는 열려있었고 날씨도 굉장히 화창했다. 이 모든 걸 다 확인하고 나니 너무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싸~ 그 맑은 리티디안 해변에서 스노클링도 하고 물고기도 찍고 신나게 놀아야지~ 하고 카메라를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아차… 너무 숙소에서 급하게 나오다 보니 액션캠 방수케이스를 두고 나왔…!! 젠장! 이날을 위해서 액션캠을 장만했고, 기대하고 기대했는데 결정적으로 방수케이스를 두고 나오다니.. 하필 아이폰도 살짝 깨진 상태라 수중 촬영은 엄두도 못하고.. 너무나 아쉬워 방금까지 잘 도착했다고 기뻐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두고 온 건 두고 온 거고 어쩔 수 없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놀기로 했다. 차량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계를 보니 2시가 다 되었다. 시간상 폐장시간이 4시이니깐 2시간은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짐을 나무 아래 두고 가족들은 모두 아름다운 리티디안 해변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하얀 모래사장, 호수처럼 맑은 바다.. 잔잔한 파도.. 정말 인생 해변이라고 불리는 리티디안 해변이었다.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 어른들과 달리 하겸, 하민이는 이미 해변에 뛰어들고 있다. 아이들을 따라 어른들도 하나둘씩 바닷 속으로 풍덩~!!!

“아빠! 잠수장비(스노클링 마스크) 없이 물고기가 다 보여요..”
“진짜?” 라고 이야기하고 보니 정말 형형색색의 물고기가 다 보이는 게 아닌가?

PIC 가 위치해있는 투몬비치도 아름다웠지만 이곳 해변은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다. 맨눈으로 물고기가 다니는 걸 스노클링 장비 없이 볼 수 있을 만큼 물이 정말 맑았다. 단, 짠맛은 강력했다. 바닷물이 맑아 바닥까지 잘 보여서 그런지 둘째 하민이가 스스로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구명조끼를 입은 채 말이다. 그전까지 하민이는 구명조끼를 하고 있더라도 어른들 품에 있었는데, 리티디안에 오니 자기 스스로 수영하고 놀기 시작했다.

갑자기 “아~~~” 탄식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처남이었다. 리티디안 해변을 바라보다 바닷물에 들어왔는데 주머니에 아이폰이… 전원도 안 들어오고 먹통이 되어 결국 리티디안은 처남에게 새로운 아이폰을 선물하게 되었다.

1시간 30분 남짓 신나게 놀고 시계를 보니 이미 3시 30분을 향해있었다.

괌 여행 마지막 일정으로 갔던 리티디안은 정말 많은 추억을 선물해주었다. 처음으로 혼자 바다에서 수영을 한 하민이부터, 새로운 아이폰을 강제로 기변 한 처남, 액션캠 구입 목적을 잊게 해준 인생 해변이 되었다. 

숙소로 향하는 길, 다들 차에서 바라보는 리티디안 해변을 보고 또다시 감탄을 하고 정말 멋진 해변이었다고 짧았지만 오길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숙소에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이미 아이들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아이들을 안고 숙소에 들어왔는데, 말똥말똥 눈을 뜨더니 물놀이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벌떡 일어났다. 어른들은 이미 녹초가 되었다. 다음 날 새벽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끝까지 신나게 놀아보자고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밤 7시가 넘었지만 아이들은 해가 져도 신나게 놀았다. 

8시에 저녁 식사 자리가 예약이 되어 있었어 아이들과 물놀이를 정리하고 숙소 BBQ 장소로 향했다. 이미 해는 넘어가 밤이 되었고 투몬비치를 바라보며, 지글지글 굽는 고기 연기와 함께 아이들과 함께했던 첫 해외여행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물었다.

“괌에 가서 뭐가 제일 기억이 남았어? 비행기 조종? 돌고래? 바다수영?”
“아빠 마지막 날에 먹은 고기가 제일 기억이 남았어요..”

역시 고기는 LA 갈비다.. 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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